[엘디트] Love me Do(n't)
W. 자야
"좋아해요, 탐사자."
4월 1일, 늦은 오후. 만개한 꽃나무 아래에서 KPC는 당신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승낙이든 거절이든, 당신이 입을 열어 대답을 하려는 순간,
따르르르릉! 당신은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깹니다. 꿈이었을까요? 날짜와 시간을 확인해보면 4월 1일 아침 7시. 이상하다? 어제도 4월 1일이었던 것 같은데? 뭐, 꿈이었겠죠. 아무튼 전화가 와서 받아보면 KPC입니다. 할 말이 있으니 오후에 잠깐 만나자고 하네요. 안될 것도 없죠. 그렇게 KPC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하면, 어쩐지 모든 것들이 익숙합니다……. 만개한 꽃나무, 늦은 봄날 오후. 웃고있는 KPC. 어쩐지 꿈에서 봤던 것만 같이 낯익은 장면. 불길한 기시감. 당신을 마주보고 KPC가 입을 엽니다.
"좋아해요, 탐사자."
따르르르릉! 또 다시, 당신은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깹니다. 날짜와 시간을 확인해보면 4월 1일 아침 7시. 이상하다? 어제도 4월 1일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압니다. 이건 꿈이 아니라는 걸.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어제도 4월 1일, 오늘도 4월 1일, 그리고 내일도 4월 1일. 당신은 영원히-반복되는-빌어먹을-타임 루프 속에 갇혀있습니다. 몇 번은 4월 2일이나 4월 3일까지 버텨보기도 했지만 KPC가 당신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을 고백하면 시간은 되감겨, 또 다시 4월 1일 아침 일곱시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당신은 어떻게든 KPC의 고백을 막아보려고 고군분투하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당신이 도망쳐도, 만나주지 않아도, 그의 입을 막거나 당신의 귀를 막아도, 어떤 식으로든 그는 결국 사랑을 고백하고 말거든요!
과연 당신은 이 우습기 짝이 없는 루프에서 무사히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